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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의 이해 (커버이미지)
종교학의 이해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유요한 (지은이) 
  • 출판사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출판일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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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종교학이란 무엇인가?
왜 현대사회에서도 종교학을 연구해야 하는가?

‘종교’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여러 가지 종교 상징들도 떠오르기도 하고, 절, 교회, 성당, 모스크 등 다양한 종교시설이 떠오르기도 한다.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 과학 중심의 21세기로 오면서, 합리성과 거리가 먼 종교는 점차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특히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지역 내 집단감염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기도 했다.
과연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이 ‘종교’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종교는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다

캐나다의 종교학 교수 윌프레드 켄트웰 스미스는 ‘종교’라는 말 대신 ‘신앙’과 ‘축적된 전통’으로 나누어 부르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종교’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신의 존재, 기적, 천국과 지옥 등의 신비로운 체험의 결과물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역사 속에서 쌓인 문화적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고통을 신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보거나, 죄를 지은 대가로 보거나, 혹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등 고통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종교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신령한 나무를 통해 영적인 존재와 만나는 전통은 한국의 무당과 시베리아의 주술사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우연히 생긴 공통점이 아니다. 지구의 모든 인간은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해 왔다는 증거이며, 각자가 속한 공동체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나름대로 발전시킨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경외의 시선도 한국의 무당과 시베리아의 주술사에게도 공통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이처럼 종교는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아주 내밀하고 근원적인 인식, 고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고, 발전해 왔는지 보여 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된다.

짧은 역사, 그럼에도 체계적인 종교학

‘종교’가 유럽에서 학술연구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 19세기 후반이었다. 물론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철학과 과학 등 다른 학문의 역사에 비하면, 가장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있었으면서도 가장 늦게 학문적으로 연구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이전까지 서구 기독교 세계는 기독교와 이교(異敎)라는 이원론적 시각으로 종교에 접근했다. 그러나 근대 이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종교를 접하게 되면서 종교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문화의 관점에서 여러 종교의 다양한 신앙과 풍습을 비교하는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것이 종교학의 근간이 되었다.

초창기 비교종교학 연구자였던 코르넬리우스 틸레,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에릭 샤프,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를 거쳐, 〈종교인류학〉의 앤드류 랭과 로버트 매럿, 〈종교사회학〉의 윌리엄 로버트슨 스미스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종교심리학〉의 프로이트와 카를 융, 〈종교현상학〉 〈종교해석학〉의 헤라르뒤스 반 데르 레이우와 미르체아 엘리아데, 구조주의의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현대 종교학의 윌리엄 페이든과 조나단 스미스, 웬디 도니거까지, 종교학은 그 짧은 연구 기간에도 체계적인 학문적 발전을 이루어 왔다.
‘종교학’의 발전사와 ‘종교’를 향한 학자들의 체계적인 설명을 통해 우리는 종교를 학문의 영역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신론의 시대, 우리 시대의 종교?

알랭 드 보통, 유발 하라리, 슬라보예 지젝 등의 현대 석학들은 무신론자임에도 현대사회에 종교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종교는 단순히 한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를 넘어서, 정신적인 결속력을 다지고, 심리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튼튼한 지지기반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현대 석학들은 ‘사랑으로 서로를 보살피고 연대하는 공동체’가 가진 종교적 기능을 현대사회에서도 구현하고자 한다.

이처럼 종교는 종교인들에게만 유효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대에도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하나의 대중문화가 된다. 현세의 고통을 해결하고 인간의 생로병사에 직접 개입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의사’ 역시 종교적 기능을 할 수 있다. 어떤 인물이 시련을 극복하고 민중을 구원하는 메시아로 성장한다는 종교적 서사는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등의 슈퍼히어로 만화에서 심심치 않게 사용된다. 이 같은 시련 극복의 입문의례는 현대 교육과정이 정착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 것 역시 사실이다.

무신론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더 이상 종교 연구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대사회에도 미래사회에도 인간은 살아 있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장 종교적인’ 우리의 속성이 함께할 것이다. 따라서 종교를 연구하는 일은 곧 인간을 연구하는 일이며, 우리 시대의 종교,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는 작업이 된다.

현대 신화의 재구성, 『엄마를 부탁해』와 『채식주의자』

종교의 원형인 신화는 현대 대중문화작품 속에서도 계속해서 활용된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어머니’로 표상되는 여신 신화를 활용하였고,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태초의 시간으로 회귀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신화적으로 재구성해 냈다.

『엄마를 부탁해』의 ‘박소녀’는 죽어서 시댁에 남는 대신 어머니의 품속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여기서 어머니는 지모신, 혹은 성모 마리아와 동일시되면서, 생명과 창조의 근원, 마치 고향처럼 돌아가야 할 근원으로 표상된다. 이는 어머니 신화가 반복해 온 주제를 소설을 통해 효과적으로 재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는 폭력으로 점철된 사회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 즉 식물이 되고 싶어 한다. 여기서 ‘영혜’가 동물이 아닌 식물로의 회귀를 갈망한다는 점에서 그녀가 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회복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태초의 신화적 시간을 회복하려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신화의 원형적 주제들을 작품에 다시 채용하여 창조적으로 재구성해 낸 소설이 현대사회에서 신화의 기능을 감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종교학의 개념과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현대 대중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종교적 요소들을 짚어 보며, 종교학의 필요와 전망에 대해 논의한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종교가 인간과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종교의 학문적 설명은 현대인과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특정한 종교의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려는 학문적 시도가 요청된다는 것을 수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즈 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비교종교학의 관점에서 종교의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 시대의 신화』(2012), 『종교학의 이해』(2020), 역서로 『엘리아데의 신화와 종교』(더글라스 알렌 저, 2008), 『세계 종교 산책』(로이 롭슨 저, 2013, 2인 공역), 『종교학의 전개』(에릭 샤프 저, 2017, 2인 공역) 등이 있으며,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목차

머리말



1장 서론: 종교학으로 종교 설명하기


1) 현대사회에서도 종교를 연구해야 하는가

2) 종교가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2장 종교의 개념과 정의


1) ‘종교’라는 용어에 대하여

2) 다양한 관점의 다양한 정의들

3) 포괄적이고 설득력 있는 종교 정의 찾기

4) ‘성스러움’으로 경험되는 대상에 대하여

5) ‘종교학’의 명칭



3장 세계의 종교들: 연구의 편의를 위한 종교의 분류


1) 종교의 분류

2) 원시종교

3) 고대종교

4) 세계종교

5) 현대종교



4장 종교 연구의 역사


1) 종교학 이전의 종교 연구

2) 종교학 태동과 전개: 뮐러부터 엘리아데까지

3) 현대 종교학의 동향: 1980년 무렵부터 2000년 무렵까지



5장 우리 시대의 종교학


1) 인문학 관점의 종교 연구

2) 사회과학 관점의 종교 연구

3) 자연과학 관점의 종교 연구



6장 현대문화와 종교학


1) 종교를 인정하는 무신론자들의 종교론

2) 종교와 생태학적 세계관

3) 여신과 여성

4) 현대 대중 종교 신화의 영웅, 의사

5) 슈퍼히어로와 채식주의자



7장 결론: 현대사회의 종교와 교육, 그리고 종교학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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